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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악마를 두고 어디로. "

이름

: 아문라 앤더슨 / Amunra Anderson

 

 

나이

: 34세

 

 

직업

: 고교 선생님

> 담당 과목은 체육

> 이지만, 애초에 이 학교에 선생님이 별로 없다.

> 한 반의 담임이다.

> 전직 군인. 5년 전 은퇴했다.

 

키 / 몸무게

: 198cm / 90kg

 

국적

: 영국

> 이집트 혼혈

> 어머니가 이집트인, 아버지가 영국인

 

 

마을에 도착한 시기

: 대략 2년에서 3년 전

우리는 장미처럼 붙어 있어 꽃잎이 한 장 떨어지면 필사적으로 서로를 끌어안는 방식으로

통신을 하며 뒤의 서늘함을 견디고 있어 아직 장미의 계절이 아니므로

/여성민, 장미 통신

외관

" 무뚝뚝해 보이죠? "

" 그래도 인간미는 넘치죠. "

 

>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그렇게 보이지도 않고. 전형적인 군인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 절도 있는 발걸음부터 시작해 뚝뚝 끊어지는 손길이라던가, 누군가 자신을 만지려 하면 반사적으로 몸에 긴장을 한다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려가 배여 있는 태도에는 예의가 보였다. 그렇게 많이 먹은 나이는 아니지만 산전수선 다 겪은 얼굴. 표정이 늘 깊다.

 

> 어두운 피부톤 위에는 갈색빛을 띤 검은 머리카락. 8대 2 가르마로, 앞에서 사람이 볼 때 왼쪽 얼굴의 앞머리가 조금 더 길다. 눈을 가릴 정도. 머리카락 아래에 드러난 눈은 붉다. 핏빛? 누군가를 향한 눈빛이 놀라울 만큼 올곧아 어떤 이는 다소 무섭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죽음을 겪은 자 특유의 시선. 다소 회의감이 만만한 동공 안쪽.

 

> 키가 크다. 덩치도 크다. 격투가의 몸을 가지고 있다. 격투를 배웠을까? 꾸준한 운동을 좋아한다고 본인은 시인했다. 활동적인 성격 따라 옷차림도 꽁꽁 싸매는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겉옷은 거의 걸치는 식. 브이넥과 검은 진, 입은 것도 심플하다. 다만 눈에 띄는 점은 목에 매고 있는 금반지가 달린 목걸이와 왼쪽 약지에 낀 은반지.

과거와 현재라고 한다.

성격

불멸이란 영원히 사는 게 아니야. 그런 느낌이 아니지. 불멸은 나 외의 모든 사람이 죽는 거야.

/닥터후

 

 

"  나아간다. "

He is

현실과 타협하는 / 직관적인 / 관념적인 / 망설이는

 

" 나를 봐. "

Sometimes

이성적인 / 은밀한 / 거리를 두는

 

 

 

숨 막히게 아름다운 세상엔 늘 나만 있어서 이토록 아찔하다

/허연, 안에 있는 자는 이미 밖에 있던 자다

 

 

 

" ...그래. "

Anyway

희미한 친절함 / 상냥함 / 호의적 / 몸에 배인 격식

 

" 멈추지 마라. "

But

공격적 / 방어적 / 전투적

​기타

Past

 

전직 군인. 그리고 해군 출신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영국 해군 사관학교에 입학해가 1년 과정을 밟고 소위로 입대했다.

꽤 성실한 군인이었다. 중령까지 올라갔다 26살의 나이에 군대를 나와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소박하게 살아갔다.

그게 좋았다. 그게 편했고. 그는 나쁘지 않은 삶이라고 생각했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렸다.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행복했을 것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건 즐거운 일이었다.

좀비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 전까지는.

 

 

Zombie

 

여행을 가던 길이었다. 공항으로 향하는 가운데 구석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주변이 지옥으로 변하는건 순식간이었다. 아내를 데리고 도망쳤다.

그녀가 물렸다.

 

그리고 버려진 총이 있었다.

 

이성이 사라지기 직전 아내가 애원했다. 죽여줘, 나를 죽여. 괴물이 되기 전에 어서.

그는 군인이었다. 궂은 일은 숱하게 겪었다고 생각했다. 위험 또한.

 

그게 다가 아니었을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태어나 강인하게 사는 것 이외 아는 게 없는 자였다. 방아쇠를 당기는 일이 끔찍하다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아마, 울었던 것 같다. 뺨이 젖었으니 분명히 그건 눈물이었다.

 

 

 

PTSD

 

그 날 이후 약간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군대에서 겪은 것보다 좀비 사태에서의 기억이 더 고통스러운 모양이다.

총은 정말 필요할 때에만 사용한다. 좀비를 보아도 적대감 보다는 아픔을 느낀다.

저것이 과거에는 인간이었음을 늘 생각한다. 그게 자신에게 좋은 일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 정말이지 어쩔 수가.

 

 

 

Like

 

학생들. 자신의 학생들. 학교 관계자.

그리고 공항에서 주워온 아이 한 명.

친구. 동지. 가족.

평화.

 

 

 

DisLike

 

누군가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죽이는 것.

좀비.

평화를 해치는 모든 것...

 

 

 

Life

 

담당 과목은 체육이지만 애초에 학교에 선생님이 거의 없는 통에 이것저것 다 가르치고 있다.

담임도 겸하는 중이다. 학생들은 정말 아낀다.

다만 가끔 아이들을 깊은 눈으로 응시할 때가 존재한다. 과거라도 회상하는지.

 

군대식 말투와 군대식의 딱딱한 태도. 본인도 자신이 딱딱하다는 걸 알아 부드럽게 풀어지려고 애써 노력 중이다.

 

생활한 걸 들어보면 산전수선 다 겪은 모양인데 본인은 그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부모님 중 아버지는 영국인, 어머니는 이집트인. 2살 때부터 10살까지 카이로에서 지냈으나 별가 중이던 아버지가 그를 만나길 원해 그 이후에는 영국에서 지냈다.

아버지는 보석상을 하던 분이셨고 가업을 물려받을 수 있었으나 조용히 군대에 들어감으로 거절 의사를 표한 바가 있다.

좀비 사태에서 부모님 두 분 다 별세하셨다. 하긴, 인간의 대다수가 죽었으니 이상할 일도 아니다.

상실을 너무 많이 겪어 이제는 덤덤한 모양이다. 이겨내려고 애쓴다기 보다는 포기에 가까운 태도.

 

아버지의 유산은 그에게 물려졌다.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미 세상은 멸망했는데.

그걸로 무기를 샀고, 살아남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이제 이것 뿐이었다. 남은 것이라도 지키기.

소지품

제식 소총, 가방 (담요 두 개), 초콜릿 봉지

관계

카셀 I. 엠페네타

 

누군가 너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대답할 거야

그 애는 나의 제목같은 사람이라고

모든 걸 제치고 언제나 맨 앞에 놓일 문장이라고

/하현, 제목

 

꽃이 핀다. 꽃이 피면 아이는 그 옆에서 웃는다. 천상 고운 집에서 자란 아이가 흔히 보일 법한 미소다. 간혹 그게 칙칙한 현실을 희한할 만큼 완벽하게 잊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홀린다고 표현해도 좋다. 그리고 그는 그걸 이제는 익숙하게 받아넘길 줄 알게 되었다. 알고 있었다. 반쯤 미친 상태였다.

 

아마 두 번 다시 사랑은 하지 않으리라는 결심을 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사랑을 하고 만 이유는 글쎄, 누군가 이걸 운명이라 표현하지 않을까. 흔한 변명을 입에 달고 아이를 본다. 첫 번째 제자가 마지막 연인으로 발전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더라.

 

아이가 묻는다. 나 좋아하죠. 그렇게 질문하면 입이 사라진다. 혀끝부터 서서히 타들어가는 기분이 된다. 그런데 언어는 반사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거부는 불가능하다.

 

사, 랑, 해,

언젠가 이 세 글자가 그를 완벽히 무너뜨릴 날이 오리라는 사실을 직감하고 있다.

 

 

 

 

앤디 D. 스티븐

 

잔인한 희망 때문에 비탄에 담긴 권태는

그래도 손수건의 지고한 안녕을 믿는다.

/말라르메, 바다의 산들바람

 

싹싹한 아이다. 또 강인한 아이다. 곁에서 지켜보며 가르치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러나 불안한 아이다. 어째서인가 늘 외롭고, 한 편으로는 위태로워보이는 아이였다.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기로 자처한 것은 결코 만용이 아니었다. 무턱대고 자신이 그럴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덤벼든 것 또한 아니었다.

 

선생님, 제가 만약 물리면 저 죽여주실 거라 믿어요.

 

그래, 이 한 마디를 듣는 순간 그 누구보다도 확실하게 알아차렸다. 이건 만용이 아니다. 이 관계는 결코, 버팀목이라는 관계는, 소년이 자신에게 부모님을 투영하고, 그는 소년에게 자식을 투영하는 이 관계는 단순히 '어떤 큰 존재'가 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걸.

 

그는 그러리라고 답했다.

 

 

노벨 R. 아이언

 

침묵을 먹으면 알 수 있다

어떤 슬픈 이야기도 죽지 않고 그릇 안에 담겨 있다

/이영주, 헝가리 식당

 

말썽꾸러기!

정의하자면 이렇다. 착한 아이인건 알겠지만 사방팔방 튀어다니는 건 확실했다. 그래도 꿋꿋이 꺾이지 않는 모습은 좋다(그렇지만 숙제는 제때 해와줬으면). 희망을 버리지 않는 모습도 좋고(그렇지만 앤디와 데이트를 너무 늦은 시간까지 위험하게 하지 않았으면). 활도 잘 쏘는 아이지(그렇지만 연습하느라 수업에 늦지 않아줬으면).

 

생존자 마을은 좋게 말해도 유쾌한 분위기라 하긴 힘들었다. 이곳은 평화롭지만 즐거움이 늘 자리한 장소는 아니니까. 그러나 이 소년은 그 가운데 웃음을 만들어내는 어떤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아문라는 그걸 보는 게 좋았다. 먹구름을 아주 살짝, 걷어줄 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꺾이지 말라고 속으로 생각한다. 오늘도, 그리고 어제도, 어쩌면 내일도.

 

 

아이아나 테오도르

 

이제 조용히 생각에 잠기렴

그리고 당신은 빛에 대해 말했다

/여성민, 파이프

 

아마도 보호자일 것이다. 이곳에는 학생들이 많았고, 얼마 없는 선생님인 아문라와 학생들의 관계는 밀접하게 연관되기 마련이었다. 좁은 곳에서 오래 함께 살게 되면 가족이라는 관계가 구축되는 일은 흔한데도, 이 아이는 조금 특별했다. 자식을 잃은 경험이 있는 그여서인가, 자신이 담당한 반 아이들에게는 유난히 눈길이 가기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존재인가 하면은 글쎄, 확언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소녀의 아버지라도 되는 양 저가 굴고 있음은 자각 중이다. 그럼에도 돌봐야할 것 같다는 의무감과 그러고 싶은 의지를 늘 가지고 있다. 혼자 두면 위험할까 틈틈이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왜냐하면 소녀는 혼자처럼 보였고, 혼자로 내버려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직 그 이유 하나 때문에.

 

 

이셴 샤오메이

 

우리는 결국 고독할 거야.

다른 것이 몸 속에 들어오면 알게 되지.

/이장욱, 칼

 

공항에서 만난 사이. 공항에서 만났다는 소리는...

그러니까, 썩 좋은 첫만남은 아니었다.

 

총과 사람들의 비명 소리로 뒤섞인 세상 속에서 이셴과는 함께 도망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아내를 죽인 직후였다. 동행인은 어떻게 됐습니까? 질문에 그는 침묵했다. 침묵한 채 손에 든 권총을 들어보였다. 남자는 더 묻지 않았다. 이렇게 그는 자신의 비밀 하나를 그에게 공유하게 되었다. 공유였다. 자의적인 공유는 아니었다.

 

그가 자신을 온전히 이해한 채 고개를 끄덕였을까? 그건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하지만 그래주길 원할 뿐이다. 그 날은 모두가 필연적으로 손에 피를 묻히고 만 하루였으니까. 이셴과의 만남은 거기에서 끝나는가 싶었지만 생존자 마을에서 다시 조우하게 되었다. 아문라에게 그는... 무언가를 공유한 사이였다. 그 순간을 함께... 버틴.

 

그건 꽤 의미가 깊은 관계라 할 수 있었다. 정말 그랬다.

 

 

마가렛 I.B 헤븐

 

르완다에서는

기린이 수천마리나

더 이상 뻗을 곳이 없어

모가지를 하늘에 묻었다고 한다.

/김춘수, 메시지

 

법정에서 만난 사이, 라고 말하면 오해하기 십상이겠군. 정확히는 마가렛이 변호사 시절, 증인으로 참석한 자리에서 만났다. 어쩌면 남은 인연 중 가장 평화로운 시기에 조우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첫 대화에서 말이 잘 통하는 자라고 생각했다. 올곧은 눈이 마음에 들었다. 친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래, 순수한 우정, 친구, 정말 좋았다.

 

이제 그에게 마가렛은 행복했던 과거의 표본이 되었다. 우정에 간 흠은 없지만 약간의 슬픔을 느낀다. 그와는 회색이 아닌 푸른 하늘 아래에서 함께 서로의 안부를 묻던 시절을 지닌 탓이었다. 행복한 시간을 되새기는 게 서글퍼지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그도 그럴까. 알 수 없다.

 

가끔 뺨에 와닿는 공기가 눈물이 될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클라렌트 A. 갤러해드

 

죽을 게 아니면 살아야 했다.

살 것이면 제대로 살아야 했다.

/김이설, 환영

 

잠깐 키워준 적이 있다. 대충 그렇게 표현 가능할 관계이리라. 좀비 사태가 터지고, 정말 잠깐. 문제는 그 이후였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무기 다루는 법을 좀 가르쳐준 다음 날 사라진 것이다. 창고를 확인하니 식료품과 무기가 털려 있었다. 대단히 발칙한 아이였다.

 

놀랍게도 그는 화를 내지 않았다.

 

어이없음이 더 컸지 딱히 분노가 그를 지배하진 못했다. 그래서인가, 면역자 마을에 다시 나타난 아이를 보고도 그냥 인사를 할 수 있었다. 다음부턴 그러지 말라는 당부 조금. 상대는, 어이없어 했나? 뭐 그래도 상관 없었다.

하모니아 R. 로젠타

 

이 꽃 냄새, 이  황홀한 꽃의 내장,

사후에는 기억하지 말자고

진저리를 쳤다

/김충규, 꽃멀미

 

담임 선생님. 약간의 비글기가 있어 말을 안 들을지는 몰라도, 어쨌든 아끼는 제자가 맞다. 복도에서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건 그만 해줬으면 좋겠지만!

 

그럼에도, 아이는 가만 보면 어른스러운 모습이 있었다. 남들보다 더... 덤덤한. 그런 구석을 지녔다. 어째서일까, 선생님이라는 입장으로 사제 관계가 되어 아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어 주시하는 가운데 그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혹시나 제 학생이 잘못될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 염려가 반, 그리고 아이에 대한 궁금함이 반.

 

살아남아주기를 원한다. 일단 그건,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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