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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천히. 형은 더 못먹는다니까. "

이름

: 라비 아서네이셔스 / Ravi Athanasius

 

 

나이

: 19

 

 

직업

: 학생

 

 

키 / 몸무게

: 189.9cm / 80kg

 

국적

: 영국

 

 

마을에 도착한 시기

: 1주일 전

아이들을 데리고 떠돌다 보니 쉴 만한 곳을 찾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지치지 않게 쉬고, 밤에는 재우고, 씻기고.

하여튼 애 돌보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외관

그의 첫인상을 나열하자면, 나른하게 내리뜬 황금색 눈동자. 가운데로 갈수록 두꺼워지는 눈썹과 회색 머리카락. 구릿빛 피부. 안대가 눈에 뜨인다. 안대 아래의 눈은 실명했기에 앞을 볼 수 없다. 희게 들어오기만 하는 빛에 앞을 분간하기 어려워 눈병용 안대로 가려두었다고. 육탄전을 기본으로 하기에 몸 아래는 잔 상처가 가득한 편이다. 가방에는 답지않게 앙증맞은 러버덕 키링 두개가 달려있다. 그 안에는 더더욱 어울리지 않는 초콜릿색 곰인형까지. 나름 이름까지 붙인 모양이지만 물어보지 않는 이상 알려주지 않는다. 아빠가 줬던 선물이라고. 한쪽 팔목에 있는 실팔찌는 파랑과 빨강, 흰색이 교차하는 소원팔찌. 이건 선배랑.

 

등 뒤에는 검고 크게 0이 적혀있다. 리멘, 이거 지워지지 않는다니까.

성격

[ 직선 / 또렷한 / 명확한 / 확고한 의지 / 단호한 ]

 

 

[ 감수성 깊은 / 다정한 / 귀 기울이는 ]

 

 

[ 낮은 도덕관념 ]

 

 

[ 나른한 / 나긋한 / 매사에 여유로운 ]

 

 

[ 호불호가 또렷한 / 원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 무심함 ]

​기타

Like: 아빠. 피아노. 노래. 악기. 옛날 그때 그대로, 나의 17살로.

Dislike: 지금 당장은 행복해서 딱히 떠오르지 않아.

 

 

1. 사건 당시 하교를 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던 중이었다. 갑작스런 정차, 알 수 없는 날붙이에 한쪽 눈을 다치고 만다.

급한대로 들고 다니던 붕대로 묶어둔 후 밖으로 나온다. 알 수 없는 괴성. 기이한 사람들. 그 곳에서 유일하게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프리마' 라는 작은 아이였다. 아이를 안고 자신의 집으로 향하지만 아빠와의 연락은 두절된 상황. 집조차 무너져있던 채였다. 며칠을 근처에서 배회했지만 아빠는 끝끝내 오지 않았다. 기괴한 인간들, 흡사 소설에 보던 '좀비'로 추정되는 그것은 날이 갈수록 불어났고, 삶을 포기하려는 라비의 눈에 들어온 것은 무서움에 겁먹고 있던 프리마였다. 

 

그래, 내가 살아간다면 그건 널 위해서야.

 

작은 아이를 안전한 장소에 데려다 주기 위해, 내가 살 이유를 만들기 위해.

너는 절대적으로 내 곁에 있어야 할거야.

 

...물론 이건 자신이 아끼던 세계의 대체품이기에, 제 아버지를 본다면 가차없이 뒤 돌고 말 것이다.

본인조차 눈치채지 못할 만큼 아끼고 사랑하지만, 글쎄. 아빠와 그 아이를 구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뭘 선택할지.

알고 있지 않아?

 

 

 

 

2. 1년 반이 지났나, 아이를 데리고 경찰서에 들어선다. 생존한 사람들 몇이서 만든 임시 세이프존이라나 뭐라나. 마음에 드는 장소는 아니었다.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밖의 상황에 신경이 날카로운 자들만 그득 들어있었으니까. 아이가 불안해하잖아.

절로 찌푸려지는 얼굴은 펴질 줄 몰랐다. 언젠가 떠나야 할까. 하지만 아이에겐 안전한 장소가 필요했기에 이도저도 못하던 도중.

그들이 왔다.

 

클라라. 리멘.

 

한명은 제 고등학교 시절의 선배로, 저와 꽤 많은 시간을 함께한 이였다. 오랜만에 얼굴이 밝아지는 찰나, 제 곁에 있던 아이에게서도 밝은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리멘! 이라고.

운명처럼, 제 가족을 찾은 모양이었다. 부럽다고 생각하지 않은건 아니다. 제 아이가 떠날까봐 경계되기도 했지만, 놀랍게도 똑같은 그 얼굴엔 저도 모르는 새에 웃음을 짓고 말았다. 어느순간부턴 당연스레 제 곁을 내어주게 되었다. 같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그 아이는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다녔지만, 그런 경쾌함. 나쁘지 않았다.

생각보다 더 많이 웃었던 것도 같다.

 

...밤중에 라라가 떠나기 전 까진.

 

 

 

 

3. 그가 사라지고 난 후 아이들은 혼란에 빠졌다. 특히나 리멘이. 아이는 제 곁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떠날까봐 불안한 걸까. 조금 못된 말이지만, 되려 마음에 안정감이 왔다. 적어도 이 아이들은 떠날 일이 없겠구나, 라는.

...그가 어떤 이유로 떠났는 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 불안정한 세이프존 내에선 싸움이 잦아졌고. 끝에서는 와해되고 말았다는 점이다.

아이 둘을 데리고 또다시 안전한 장소를 찾아 거리를 떠돈다. 위험한 상황이 수없이 닥치고, 아이를 돌볼 줄 몰라 당황한 순간이 셀 수 없이 많다. 그래도 너희가 있어서 내가 살아있어.

 

그러니까 떠나지 마. 응?

 

제 아버지를 죽였을 좀비들에겐 자비없이 난도질을 하고 만다. 곤죽이 된 좀비를 내려다보고 있자 뒤에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불안한 목소리로 저를 부르는 아이들은 공포에 젖은 눈동자로 나를 보고 있었다. 하긴, 사람처럼 생긴 것을 쑤시고 있는것은 꽤나 공포스러운 장면이었을 것이다. 시험하듯 아이들을 불러보았다. 

 

림. 프림. 이리와.

 

...머뭇거리던 아이들은 결국엔 제 곁에 선다. 잘했어. 엉망으로 더러워진 손으로 아이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아이들은 순순히 제 품에 들어와 꼬옥, 하고 안아주었다.

이렇게 곁에 있는거야. 무서워해봤자 도망가게 두지 않을테니까.

너희가 내 세계잖아. 무슨짓을 하더라고, 곁에 매어두려고.

 

 

 

4. 쉘터에 도착했다. 제법 큰 마을로 보이고, 안정적으로 보인다. 경찰서에서 헤어졌던 선배도 보였다.

아는 사람도 꽤 보여 절로 마음이 편해졌기에,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 머물기로 한다.

아이들도 정착하며 산다는 것에 기쁜 얼굴이었다. 만족스러움에 절로 웃음이 난다. 너희의 행복이 곧 내 행복이야.

 

...그리고. 저 많은 인원들 틈에서 보이는 것은.

 

제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아빠.

 

어, 하고. 반응 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한다. 잡고있던 아이들의 손을 놓고, 양 팔을 꽉 벌려,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이거 꿈이 아니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거지?

...나는 진정한 내 세계로 돌아왔다.

 

뒤에 있는 아이들은 모른 척 한 채.

 

 

 

- 쌍둥이에게 집착이 상당히 심한 편이었다. 그들이 없으면 살 의지가 없어질 정도로. 어디로 가든 시선으로 좇았고, 항상 제 곁에 두었다. 이 병에 가까운 집착은 아빠를 만난 순간부터 갑작스레 회복되기 시작했다.

- 아빠에겐 그정도의 집착이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 아마 본인이 있어야 할 곳에서 떨어짐으로서 생긴 불안증으로 보인다. 마을에 온 순간부터 17살의 그때와 마찬가지로 잘 웃고. 잘 대화한다. 여유로움이 돌아왔고 무표정한 얼굴은 누구와 있든 미소를 띄기 시작했다.

- 이 모든게 끝난다면 예전과 같이 함께 집으로 돌아가게 되겠지. 전과 똑같이. 그렇지?

- 아픔을 알고 공감을 안다. 사람을 함부로 때리거나 싫어하진 않는다. 다만 좀비에겐 가차 없다.

소지품

나이프 , 곰인형, 러버덕 키링이 두개 달려있는 가방

관계

리멘

프림의 쌍둥이, 라는 인식이 박혀있었지만. 시간이 갈 수록 아무렴 어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리멘은 리멘으로 소중했다.

너도 피아노를 좋아하는구나. 이 모든게 끝나면 제대로 피아노를 가르쳐줄게. 콩쿨도 나가볼래?

언제나 제 곁에 달고 다니는 쌍둥이로, 제 등에 0을 그려버린 장난꾸러기.

재잘재잘, 함께 다니면서 들었던 수다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다. 얌전한 프림과 달리 생기 넘치게 돌아다니며 장난을 치던 아이였으니까. 덕분에 위험한 순간이 많았던 것도 같지만. 그런 너 조차 사랑해.

 

...그런데 요즘은 모르겠어. 너희는 내게 이 상황을 대표하는 상징이고, 내가 원하는 것은 17살의 그 순간들이거든.

...너희에겐 미래를 언급하지 않을게. 그때 가서 생각할까?

 

 

프리마

제가 삶을 포기한 순간, 삶을 살 이유를 쥐어 준 아이. 네가 없었으면 지금의 나는 없었겠지.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또한 리멘을 만나게 해준 고마운 아이이고. 항상 사랑하고 있는 거, 알고 있지?

너는 손이 꼼꼼하니까, 다음에 같이 요리도 해보자. 꽃도 길러보고. 사실 난 요리엔 자신이 없어서, 어쩌면 되려 너에게 배울지도 모르겠다.

항상 얌전하게 굴지만 리멘과 함께 있다보면 어느순간 덩달아 사고를 치고 만다. 그러곤 눈치를 보지. 역시 아이는 아이라는걸까.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더 많은 것을 해보자. 좀 더 밝게 웃어보자.

 

...라고 이야기 했던 때가 언제였던가. 어쨌든 지금은 안전한 장소에 있잖아. 프림, 행복하지?

왜 그런 표정이야? 죄책감 들게.

 

 

하이럼

내 세계, 내가 있어야 할 곳. 나를 지켜주는 절대적인 존재.

어린 라비를 입양하고 키워준 아빠.

라비에게 아빠의 말은 절대적이고, 라비는 아빠의 행복을 기원한다. 곰인형은 아빠가 줬던 선물로, 답지않은 물건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아빠가 줬으니 마냥 기뻐하며 들고 다녔다. 

그러고보니 가족이 한명 더 있지. 폴룩스라고, 아빠랑 사귀고 있는 사람이다. 

아빠가 마음에 들어하면 나도 좋아!

둘 다 아빠라고 부르면 혼선이 오기에 차선택으로 엄마라고 부르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3명이서, 가족!

가끔 둘이 다투는 모습이 보이면 덩달아 심기 불편해진 라비를 볼 수 있다.

 

여기서 나가면 무엇부터 할까? 아빠랑 하고싶은 것이 많아. 우선 놀이동산부터 갈까. 엄마도 같이 가도 좋아.

어쨌든 예전과 같이 한 집에서 지내는거야. 다시 떨어지고 싶지 않으니까!

 

클라렌트

고등학교의 선배. 평소와 같이 피아노를 치던 어느날 문 언저리서 몰래 듣고 있던 선배에게 들어오라고 한 것이 첫 만남이었다.

수업에 관심 없는 라비와, 마찬가지로 수업에 흥미가 없는 선배는 많은 시간을 음악실에서 함께했다.

같이 피아노를 치며 장난치기도 했고, 하굣길에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기도 했다. 마냥 즐겁던 저와 달리 선배는 가끔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리곤 했다. 선배. 더워? 오늘은 날이 서늘한데, 뺨이 붉어져있네. 걱정하는 라비의 말에 선배는 매번 괜찮다고 말하기만 했다. 몸이 약한 모양이지. 아니면 더위를 잘 타나. 같이 소원 팔찌를 사기도 했다. 라비의 소원은 '지금 이 순간이 이대로 계속 되기를.'

어느날인가 선배는 학교를 자퇴하고 말았지만, 그렇다고 못만날 것은 아니기에 라비는 아무렴 좋았다. 좀 심심해 지긴 했지만, 뭐 괜찮아. 피아노나 칠까.

 

이 팔찌가 끊기는 순간 소원이 이루어 진다던가. 다시 아빠를 만난것을 보니 소원 팔찌가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모양이다. 모든게 끝나면, 이 팔찌도 끊어지겠지?

 

 

노벨

고등학교에서의 다른 반 친구. 사실 모두가 친구였지만. 노벨은 특히나 제가 들어있던 양궁부의 부장이었다.

처음 동아리를 계설할 때 사람이 부족하다는 말에 얼떨결에 끌려 들어가, 그대로 있었던 것 같다.

멀리서 조준하는 것 보단 직접적으로 때려박는 쪽이 편해 제대로 배우진 않았지만. 얼핏 자세와 쏘는 방법은 배우긴 했던 것 같기도.

물론 금새 피아노를 치러 음악실에 가곤 했다. 노벨 또한 제가 있는 음악실에 놀러와 피아노 연주를 듣고 가곤 했다. 이렇게 손님이 하나 더 늘었네.

 

다시 봐서 기뻐. 고등학교에 다시 온 기분이라 설레는걸. 

 

 

미샤

오랜 친구. 언제부터더라. 초등학교 때였나? 정말 옛날부터 저와 같은 반, 같은 학교 친구였다. 일명 파트너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그녀를 폴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중학교 무렵엔 반드시 부활동을 해야한다는 학교의 공지에, 함께 부활동을 하기도 했다. 부활동에 흥미 없는 둘이 만든건 우습게도 의뢰부라는 이름의 부서로, 다른 아이들의 상담을 들어주거나 선생님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식의 활동을 했었다. 사람 좋아하는 라비로서는 꽤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정작 별 도움은 안 된 모양이지만.

연애 상담이 왜 이렇게 많은데? 고백하면 끝이잖아. 멀뚱한 얼굴로 말하는 라비의 말에 미샤는 매번 어색한 웃음을 짓고 말았다.

 

고등학교때 라비를 따라 양궁부에 들어오기도 했다. 몸이 따라주지 못해 금방 나가고 말았지만.

그 후로 많은 세월이 지나, 다시 만났네. 긴 인연이야, 그렇지?

 

 

폴룩스

아빠의 연인, 아빠가 좋아하기에 라비 또한 좋아하는 사람. 같은 아서네이셔스가로 보고 있다.

아빠와 호칭이 겹치지 않도록 엄마라는 호칭을 쓰고 있으며 사이는 무척 좋은 편.

저에게 유하게 구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매번 치대면서 노는 중이다.

언젠가 이곳에서 벗어나면, 아빠와 엄마가 진짜 가족으로 묶일 수 있겠지. 내가 아빠에게서 이름을 받았듯, 엄마의 이름 끝엔 아서네이셔스가 붙을 것이다. 그 때는 언제가 되려나.

먼 시간이 지난 지금, 라비는 오래만에 만난 둘의 사이를 살피고 있는 중이다. 여전히 둘다 사랑하고 있는거 맞지?

둘 사이에서 묘한 기류가 흐를 때면 라비 또한 굳은 얼굴로 둘의 상황을 살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쨌거나 우리 가족은 행복하기만 하면 좋겠으니까.

함께 손 잡고 돌아가자. 사이좋게.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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