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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가 아파? 뭐 어쩌..

                ....일단 디터니 마실래? " 

이름

 

리멘

Limen

 

 

 

성별

 

남성

 

 

기숙사

 

래번클로

 

 

 

담당 과목

 

병동 간호사

 

 

 

키 / 몸무게

 

187.8cm, 74kg

 

 

 

국적

 

영국

외관

타고난 핏줄이 명문 가문이어서 그런지 얼마나 험하게 살았든 얼굴은 곱상했다. 크게 자리 잡은 흉터만 없었다면 아직도 도련님 소리를 들었으리라. 심플한 악세사리들. 턱 아래까지 가리는 폴라 밑엔 조금 더 깊은 흉터. -보는 사람들이 질색해서 가렸다.- 대충 흉내만 내련 듯이 걸친 하얀 가운은 진짜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괜히 더러운 걸 묻히기 싫어져서 행동이 조심스러워진다.

성격

느긋한 / 오춘기 / 대충대충 / 여전히 갈등중

지팡이

산사 나무. 11인치. 유니콘의 갈기

산사나무는 이상하고 모순적인 지팡이를 만든다.

기타

0-1. 1월 1일 생, 희망의 스노우드롭, 사과나무

0-2. 리멘 Limen

- 끝. 종결.

- 지금도? 글쎄.

 

0-3. 가문에서 도망친 마법사

18살의 생일이 되던 날, 그러니까 졸업을 마치고 다음 해를 맞이하던 날, 과감하게 탈가문을 시도했다. 전적이 몇 번 있었고, 그간 깽판도 여러 번 쳤으며 하란 대로 얌전히 지내던 어린 날과 달리 온 힘으로 저항해댔기에 돌아오는 처벌이 꽤 가혹했다. 은총이 없어진 제물은 온 몸에 그 흐적들을 고스란히 남겨두어야 했으며 제대로 된 치료가 있을 리 없기에 아물 때도 큰 흉이 졌다. 그러다 결국 연을 끊고 얼굴에 큰 흉과 함께 머글 세계로 도망치는 데 성공한 게 18살의 여름.  이미 성인이 된 그였기에 작정하고 숨는다면 찾을 방도가 없었지. 나오면서 보석 뭉텅이를 들고 나왔다. 이걸로 어느 정도 -나중에 생각하길 꽤 큰 액수였다-는 마련할 수 있으리라.

 

0-4. 17년간 이어진 교육은 제 가치가 '끝'에 있다더라. 반항은 글렀고, 머리를 굴려도 길은 나오지 않았으니 그 가치라도 기꺼이 받겠다고 죽음을 택하려 했다. 13번째를 자원헀으나 결국은 살아남아 졸업식까지 치루고 나니 붕 뜬 여생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엄두도 나지 않았다. 뭐부터 해야 하더라. 그러다 잡은 손이 앤디다. 죽으려고 침잠하던 삶을 물 위로 끌어올려 잡아준 것이. 가문에서 도망친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다. 짧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머글 세계 어느 지점에 정착했다. 그리고 3년째 동거 생활 중.

 

 

0-5. 흉터는 크게 남았지만 결국은, 드디어, 자유 아닌가. 이제 무얼 하지. 생각만 1년을 넘게 했다.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바라는 것도 없었고, 잘 먹여준 덕에 음식에 흥미는 생겼지만 사 먹는 게 좋았지 만드는 건 또 별로. 작은 취미조차 없어서 심심함을 버티지 못할 날이면 주변이나 거니는 게 다였는데 어느 날 큰 마음 먹고 피아노를 다시 시작했다. 특출난 재능이 있었지만 둘째가 첫째 자리를 뺏을까 두려워 가르치지 않았던 것이다. 아마 14살이 마지막이었던가.. 가물가물해서 이제는 간단한 동요 밖에 기억이 안 나지만, 어떻게 사람을 구해 연습을 이어나갔다. 그렇게 1년을 다시 배우고 나니 어느 정도 들을만한 연주가 가능해져, 근처의 작은 바에서 서빙 겸 피아노맨을 파트타임으로 뛰고 있다.

 

개발되지 못한 재능은 그대로 묻혀버린다. 어릴 때 얼마나 가능성이 있었건, 지금에 와선 되돌릴 수 없고, 피아노를 치기에는 너무 굳은살만 박힌 손이 되었으니 어쩌겠어. 그래도 조금은 재밌게 할 수 있는 게 생긴 것에 만족하고 있다.

 

0-6. 아무리 봐도 어설프고 이상한 병동 간호사.

그도 그럴게 흉내만 내려고 대충 입은 가운이나, 의료에 대한 지식은 전무한 본인이나. 뭐만 하면 디터니나 먹으란다. 몸에 이러저러 흉이 생길 적에 붕대나 몇 번 감아봤지 머리가 아프다던가, 배가 아프다던가... 그런 걸 어떻게 해결해주겠어? 애초에, 아픔을 알게 된 건 4년밖에 되지 않았다. 튼튼한 체질이기도 하고. 오거든 아무 약이나 쥐여준다. 그러다 탈이 나면.. 다른 교수님들을 불러보는 게 어떨까. 

 

병동보다도 퀴디치 경기장이나 교내 빈 교실에서 낮잠을 자고, 담배를 물고만 있고-나름 학생 앞이라고 절제중-, 과자를 먹는다는 둥 농땡이 치는 경우가 더 많다.

 

 

0-7. ETC

- 삐딱한 생각을 할 적엔 입매가 삐뚤게 올라간다.

- 콩 종류를 싫어한다.

- 달고 짠 거 매우 환영.

- 수면 패턴이 망했다. 밤에 일하는 사람인걸.

- 꽃이나 식물에 관해선 아는 게 전혀 없고, 키울 줄도 모른다. 주워들은 것만 몇 개.

- 삐지면 오래 간다.

- 좀 살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마른 체형. 그런 거에 비해 악력도 쎄고, 어지간한 운동이라면 다 잘한다.

관계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손을 내민다. 우리는 누구를 구원해야 할까.

앤디

동거인이자 의지하고 있는 상대. 둘이 하는 짓을 보면 삼촌과 사춘기 조카가 따로 없다.

자처해서 내놓으려던 삶을 끌어올려 준 장본인. 마지막까지 이래도 될까, 싶어 밀어내던 자신을 끝까지 붙잡아 땅에 붙여주었다. 많이 초조하고 피폐했던 자신에 어르고 달래는 게 도가 터버려서 좀 미안해하기도 한다. 창창한 날에 짐덩이 하나가 붙어서 어떡하지.

투정도 많이 부리고, 어리광도 많이 부린다. 묻지 않아도 확신을 바라는 건 알고 있다. 그럼에도 원하는 말을 주지 않는 건, 네 연민이 끝나는 날엔 다시 홀로 서게 될까 봐. 부러 줄타기를 하는 거렸다.

 

 

셰이나

 일하던 곳에서 만난 우연. 마침 제게 손님이 없었고, 심심했고, 점장이 허락했기에 마음대로 건반을 두드리던 차였다. 코너의 테이블에서 익숙한 초록 머리가 보인 건. 닮은 사람이겠거니, 하고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확실하게도 그녀였기에 마주친 시선이 엇나갈 일은 없었다. 많이 나아졌단 의미로 희미하게 웃었던가. 속이 비틀렸던 어릴 적에 받을 줄 몰라 밀어내기만 그녀이기에 종종 가져오는 신청곡들을 별말없이 모두 연주해주고 있다. 

 

 

녹턴

'같이 죽어줄 수 있어?'
어쩌면 17살에 13번째를 채우는 건 나였을 거고, 채워주는 건 너였을 수도 있었다. 둘 다 바닥에 있었기에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었고, 그는 '끝'을 의미하던 제게 와서 죽음을 물었다. 그때라면 기꺼이 그러겠다 고개를 끄덕였겠지만, 지금은, .. 망자의 방에 들어가기 직전, 여상한 물음에 고민하는 얼굴을 했다. 이미 거기서부터 아웃이 아닐까 싶지만서도. 구체적인 대답 없이 우선 끝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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