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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너의 것이다. " 

이름

: 아문라 앤더슨 / Amunra Anderson

> 태양신의 이름을 본딴 퍼스트 네임.

> 영국 부유층 아버지에게 물려 받은 라스트 네임.

 

성별

: 남성

 

기숙사

: 그리핀도르

 

키 / 몸무게

: 198cm / 90kg

 

국적

: 영국, 이집트 혼혈

여름이 되면 모두에게 비밀로 하고, 바다로 가는 거야. 

둘이서… 태양이 널 아름답게 비출 때마다 달은 멀리서 쫓아와 날 외롭게 하지. 

과거와 미래의 틈새에서 난, 또 너의 여름을 보낸다.

/히와타리 사키, 나의 지구를 지켜줘

외관

" 누가 나를 불렀지? "

 

> 옷차림에 단정성이라고는 눈곱 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늘 풀어 헤친 셔츠 윗단추는 물론이거니와 단추를 잘못 끼우는 일은 허다하고, 넥타이는 걸친 건지 만 건지 알기 힘들 정도로 헐렁하게 목덜미에 놓여 있다. 바지춤에서 다 삐져 나온 셔츠 자락에 불편함조차 느끼지 않는 기색이다. 와중에 기이한 단정함이 하나 있다. 헐렁한 넥타이에 매달린 나비 모양 넥타이 핀.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며 누군가 손 대는 것도 꺼린다.

> 그런 주제에 망토는 꼭 늘 걸치고 다닌다. 입는 게 아니라, 걸친다. 들고 다닌다고 해도 좋다. 그것을 자신의 방패라고 여기는 모양이다.

> 그럼에도 한 구석 느슨한 부분이 있다. 짐승 같이 단단하며 육식하듯 묵직한 분위기를 지닌 주제에 의외의 너그러움이 존재했다.

 

> 흑발. 짙은 머리카락은 곱슬기가 미약하게 남아 있을락 말락 한 직모다. 거친 지푸라기 같은 머리결이 그의 눈을 가린다. 빼꼼 튀어나온 한쪽 눈동자는 피처럼 새빨갛다. 동공이, 조금 작은 편이라는 느낌도 든다. 옆머리가 살짝 길었다.

> 그리고 귀에는 커다란 금으로 된 장식구. 외할아버지에게 물려 받은 것.

> 그의 보물.

 

> 히비스커스의 꽃말은 남몰래 간직한 사랑, 섬세한 아름다움.

> 꽃의 주인을 찾고 있다.

성격

누군가 나를 내려다보는 느낌이 들어

그가 노트 위에

종말이라고 적고 그 속으로 나를 밀어 넣는 것 같은

/안희연, 프랙탈

 

 

 

"  나아간다. "

He is

직관적인 / 관념적인 / 여유로운

 

" 나를 봐. "

Sometimes

이성적인 / 은밀한 / 판단하는

 

 

떨어지는 유성처럼 우리가

잠시 스쳐갈 때 그러므로,

나를 안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너를모른다 나는너를 모른다,

너당신그대, 행복

너, 당신, 그대, 사랑

/최승자, 일찍이 나는

 

 

" 너. "

Anyway

희미한 친절함 / 상냥함 / 호의적

 

" 나와 상관 없는 일이다. "

But

공격적 / 방어적 / 가차 없는

 

 

" 그래서 너는? "

지팡이

자두 나무, 13인치, 용의 심근

 

두 나무, 전사를 위한 나무.

> 가시투성이인 자두 나무는 오러들, 그리고 동시에 어둠의 마법사들 사이에서 자주 보인다고 한다. 혹독한 서리 후 가장 달콤한 열매를 맺는 나무. 주인과 진정한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위험과 역경을 헤쳐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특징을 가졌다고, 올리밴더는 말한다.

> 함께 고난을 헤쳐 나갈 때 자두나무 지팡이는 더 없이 충성스럽고 믿음직한 부하가 될 것이다.

 

13인치, 적당한 길이.

> 처음 소년이 지팡이를 쥐었을 때 그가 내뱉은 가장 긴 말은 이거였다.

> 왜 땅에 안 닿지?

> 물론 아랍어로.

> 소년에게 지팡이란 동물울 이끌기 위한 것이었기에 긴 게 당연했다. 이건 너를 이끄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그의 어머니가 답했다. 그리고 아문라는 그것을 이해했다. 온전히.

 

의 심근, 가장 화려한 주문을 할 수 있는 심.

> 전사를 위한 목재, 강력한 힘을 가진 용의 심장줄, 소년과 어울리지 않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 용의 심근은 현재의 주인과 강한 유대감을 보인다.

> 그리고 소년 또한 그랬다.

 

> 자신을 이끌어줄 지팡이.

> 새로운 동료를 얻었다.

기타

Α

 

찰나였지만 그 찰나가 존재했었다는 기억으로

어떤 사람들의 관계는 지탱될 때가 있다.

/용윤선, 울기 좋은 방

 

탄생

01 :: 이집트 출신의 하인이었던 어머니와 그의 주인이었던 아버지. 두 사람 사이에서 어떤 로맨틱한 상황이 오갔을진 몰라도 어쨌든 아문라는 사랑으로 인해 잉태된 자였다.

02 :: 문제는 아버지의 집안이 보통 집안이 아닌 영국의 부유층이었다는 점이다. 보석상을 여러 개 운영하는 대부호의 집. 그들은 자신의 아들이 낮은 계급의 여자를 부인으로 삼는 걸 달가워 하지 않았다.

03 :: 아문라가 마법을 발현한 5살적, 어머니는 결국 그 집에서 나왔다. 그리고 자신이 살던 카이로로 돌아갔다.

04 :: 헤어지게 되더라도 경제적 뒷받침을 해주고자 한 아버지의 덕이었다.

05 :: 12세 방학, 3학년이 되기 전까지 영국에 지내기로 한 아문라에게 아버지가 찾아왔다. 부모 된 도리를 늦게나마 행하고자 하는 아버지의 입장 때문이었다. 부모님은 오래 대화했고, 아문라는 불만을 가지는 듯 했으나 결국 아버지의 집에서 여름을 보냈다.

05-1 :: 아버지의 이름을 알았다. 목소리를 들었다. 얼굴을 보았다...

 

유년기

06 :: 외가는 특별한 힘을 신봉하는 자들이었다. 그들은 아문라가 신에게 힘을 물려 받았다 생각했다.

07 :: 아문라는 전사로 자랐다. 신의 뜻에 충실하기 위해서였다.

08 :: 인간과 함께 어울리기 보다는 들과 짐승 틈바구니에서 살아갔다. 외가측 사람들이 바라는 일이기도 했다.

09 :: 영국에는 열 살에 돌아왔다. 그의 어머니는 아문라에게 전문적인 교육을 시켜야 한다 주장했다.

10 :: 그리고 받은 게 호그와트 입학장이었다.

 

마법사

11 :: 교수가 왔다.

12 :: 그가 마법사 라고 했다.

13 :: 그것 뿐? 그것 뿐. 아마도, 분명히, 그의 기억은 말하고 있다. 그게 다야.

14 :: 그리고 호그와트는 그를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 확언했던가. 외가는 허락했던가. 어머니가 기뻐했던가.

15 :: 단지 소년이 아는 건 어떻게 말을 타고, 어떻게 짐승과 소통하고, 어떻게 나무 위에 올라가고, 어떻게 낙타를 이끌고, 어떻게 노래하고, 어떻게 싸워서 생존하느냐 뿐이었다.

 

 

 

Β

 

할 말 없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오규원,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생각이

 

어머니

16 :: 이집트 여인. 1919년 일어난 이집트 혁명으로 영국에서 이집트가 독립하는 과정을 목격한 머글이다.

17 :: 현명하며, 부지런하고, 자식을 키울 줄 아는 여인으로 아문라의 아버지가 되는 남편을 만나고 아문라를 낳은 과정을 행운이라 불렀다.

18 :: 다만 그녀의 외가는 굉장히 전통중심적인 분위기를 지녔다. 어머니는 그런 집안 분위기와 정말 달랐다. 아문라의 어머니는 자신의 집안에서 떠받드는 이집트의 신을 믿지도 않았다. 외가는 문명과 외국에서 들어오는 산업 발전 및 과학을 터부시 하는 경향이 강했다.

19 :: 그녀는 자신이 바라는 대로 아들을 이끌지 않았다. 단지 그를 응시하고, 지켜보며 소년에게 가장 바르다고 생각되는 길로 이끌었다.

20 :: 자신의 아들이 마법사 라는 말을 들었을 때,

21 :: 그녀가 한 행동은 바로 자신의 아들과 시선을 마주하고 속삭이는 것이었다.

22 :: 아문라, 너는 내 아들이고,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이며,

23 :: 그렇기에 (  뭐라고 했었지?  )

24 :: 인간은 살아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를 얻는 존재야.

25 :: 소년이 눈을 끔벅인다. 그래, 어머니는 이런 분이셨지...

 

언어

26 :: 두 살 때부터 수도가 아닌 사막 인근 지역에 있는 외가에서 자랐기에 영어에 대해서는 거의 모른다.

27 :: 할 줄 아는 말은 이집트어(현 이집트인들이 사용하는 아랍어-이집트 방언), 약간의 콥트어.

28 :: 상형문자도 일부 읽을 줄 안다. 할머니에게 배운 덕이다.

29 :: 이제는 유창하게도 말한다. 아버지에 대한 반감으로 필요 이상의 영어를 구사하지 않으려 한 행동이 방학 사이 많이 달라졌다.

30 :: 또... 친구들이 좋았다. 그들과 같은 언어를 써도 괜찮을 것 같았다.

31 :: 마법 사회라 해도 별 다를 게 없었으니까. 딱히 자신을 깔보는 자가 존재한 것도 아니고...

32 :: 그는 스스로를 투사, 전사라 생각하기에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언어를 먼저 습득했다. 그리고 이제 필요한 것이 더 많아졌다.

32-2 :: 4학년 여름 방학, 아버지가 그에게 자신의 가업을 물려주겠다 선언했다. 그 어떤 반발도 없었다, 모두가 지지했다.

32-3 :: 정말?

32-4 :: 그래.

 

회화

33 :: 사실 인간보다는 짐승과 더 가까이 지낸 탓에 애초에 말하는 일이 극히 드물었다. 이젠 전보다는 많다. 전보다는.

34 :: 자신의 의사는 짧은 한 마디 혹은 행동으로 직접 답한다. 그쪽이 아문라에게는 더 편하다.

35 :: 표정도 거의 바뀌지 않는다.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는 드물고, 웃는 경우도 드물고, 화를 격하게 내는 경우도 드물고, 우는 경우는 더더욱 드믈며, 말을 하는 것도 이것보단 낫지만 드물다.

36 :: 하지만 친구가 되자고 한다면 응할 것이다.

37 :: 애초에 그가 동료로 여기는 자는 종족을 가리지 않았다. 단지 자신과 잘 맞는다면야.

 

 

Γ

 

춤추는 별을 잉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스로의 내면에 혼돈을 품고 있어야 한다.

/프리드리히 니체

 

동물

38 :: 말하자면 동료. 그리고 아문라에게 친구와 동료는 엄연히 다르다.

39 :: 그는 자신이 그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인도자이며, 그들은 함께 걸어가야할 존재라고.

40 :: 죽은 영혼을 이끄는 인도자와 같은 맥락에서 그는 인도자, 라는 단어를 입에 담았다. 동료가 걸어가는 길목에 있는 장애물과 고통을 일으키는 것을 치운다.

41 :: 소년이 어떤 이를 소중하게 여기는 방법이었다.

42 :: 종을 가리지 않는다. 육식 동물, 초식 동물, 큰 짐승, 작은 짐승 등 전부 상관 없었다.

43 :: 때문에 펫숍에 들어갔을 때 그는 기이함을 느꼈다. 어째서 동지를 우리 안에 가두고 사람이 선택하게 하는가?

 

반려동물

44 :: 함께하고 싶은 동물을 선택하라 했을 때, 아문라는 전부를 가리켰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한 번 기이함을 느꼈다.

45 :: 때문에 물었다. 누가 나와 함께해주겠냐고.

46 :: 그를 선택한 동물은 작은 까마귀였다. 연약하고 볼품 없는.

47 :: 함께해달라, 말했다.

48 :: 이름을 붙였다. 이사(Issa).

49 :: 구원을 뜻한다.

 

학교 생활?

50 :: 외가의 성향에 따라 이집트의 신화를 배우고 자랐다. 때문에 그 신화의 일부를 믿는다. 라나 오시리스 같은 신들.

51 :: 그러나 맹신하지는 않는다. 신이 저들을 구원한다, 는 말에 미묘한 반감을 지녔다.

52 :: 그렇기에 외가의 의견과는 달리 그저 자기 마음대로 사는 중이다. 신의 뜻에 따라, 신께서 너를 보호하실 것이다, 갖은 이유로 제 얼굴에 새기려 한 문신조차 거부했다.

53 :: 알 게 뭔가, 이대로가 좋았다.

54 :: 경영 공부도 선선하다. 학교 수업 또한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산다. 하지만 그런다고 딱히 태클을 거는 자도 없다. 혼날 일도 드물다.

55 :: 그러고 보니 가족이나 교수, 그러니까 그와 별로 친하지 않은, 친해지기 힘든 '어른'들과 단 한 번이라도 트러블이 생긴 적이 있었나?

56 :: 아니... 놀랍게도 아니.

 

 

Δ

 

추위나 악몽 따윈 걱정하지마

떡갈나무 속의 벌레처럼

눈을 감고 한 계절을 사는 거야

/김개미, 가랑잎, 은혜로운 장난감

 

공격적

57 :: 기본적으로 상대에게 호의를 표하지만 그게 모두에게 친절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58 :: 자신과 적대시 된다고 판단될 경우 지체 없이 공격을 가한다.

59 :: 꼭 짐승처럼 싸웠다. 민첩성은 수준 이상, 시각도 수준 이상, 청각도 수준 이상, 촉각도 보통 사람보다 훨씬 예민하며 후각도 수준 이상. 근력도 좋다.

60 :: 가만히 땅에 엎드렸다가 뛰쳐 나가 상대를 덮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61 :: 물론, 학교에 있는 친구들에게 그런 행동을 절대, 절대로, 결단코 보여서는 안 된다고 훈육 받았다.

62 :: 적어도 당신에게 무례를 범할 일은 없을 것이다...

 

방어적

63 :: 초면에게 처음부터 다짜고짜 잘해주는 일은 없다. 상대가 자신에게 적의를 갖지 않았는지 먼저 살피고, 판단하고, 숨소리를 들은 뒤에야 경계 태세를 내려 놓는다.

64 :: 말로 하는 인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절이 있었다. 언어나 예절은 사실 알고 있었지만... 관심이 없었다. 자신이 행해야할 이유도. 지금은 그럭저럭?

65 :: 영국인들의 사회나 문화에는 일절 관심이 없다. 알고 싶은 마음도 없는 것 같다. 왜 알아야 하는 지도 모른다.

65-1 :: 물론 후계자 수업으로 경영을 배우느라 알기 싫은데 억지로 익히는 중이다.

66 :: 요즘은 사알짝 달라졌다. 아주 약간의 관심을 갖는다. 물론 귀족이니 하위 계층이니 그런 걸 들으면 눈살을 찌푸리지만 영국에서 오래 지낸 덕인가... 혹은 친구들 덕인가.

67 :: 물론 아문라는 아직도 초면인 사람의 냄새를 맡고 숨소리를 듣는 걸 먼저 시도한다.

 

지식

68 :: 자연과 동물에 관한 지식은 빠삭하다.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나는 과일이나 식물은 식용 가능한 것과 식용 불가능한 걸 한눈에 알아차린다.

69 :: 문제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만 연구한다. 그래서 아는 영어 표현이 저렇게 짧고 희한한 것이다.

70 :: 앉아, 서, 손, 공격, 방어. 이건 아문라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 지시어들이다.

71 :: 머리가 결코 나쁘진 않다. 배움을 편식 해서 그렇지.

72 ::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자가 원한다면 관심이 없는 것 또한 외우려 애쓴다. 이를 테면 어머니가 바라신 '친구를 사귀는 법'.

73 :: 습득력은 좋지만 암기력은 좀 나쁘다.

74 :: 이름을 제대로 못 외운다. 사람은 냄새로 기억한다.

75 :: 그래도 괜찮은 것 아닌가?

 

 

Ε

 

그렇게 감옥에 갇혔으면 하고 생각한다

감옥에 갇혀 사전을 끌어안고 살거나

감옥에 갇혀 쓸데없는 이야기나 줄줄이 적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병률, 기억의 집

 

단점

76 :: 속을 알 수가 없다는 것.

77 :: 그리고 알려주지도 않는다는 것.

78 :: 은근히 상대를 관찰하고 재는 시선을 많이 건넨다. 자신의 의견이나 의중을 알리기 보다는 상대가 어떤 심정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지를 더 파악하고 싶어한다.

79 :: 마치 저 자가 나를 죽일지, 죽이지 않을 지를 관찰하는 짐승처럼.

80 :: 원만한 대인 관계는 덕분에 물 건너 갔다.

81 :: 친해지기 위해서는 큰 인내심과 큰 이해력과 큰 포용력이 필요하다는 게 단점이다.

 

장점

82 :: ..............

83 :: 나무를 잘 탄다.

84 :: 마음에 드는 자에게는 엄청난 호의를 보인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먹이를 가져다주는 고양이처럼.

85 :: 짐승과 소통할 줄 알며 동물에게는 시작부터 엄청난 배려를 보인다.

86 :: 인간에게는?

87 :: 음...

88 :: 이제부터 당신과 함께 찾아가보자.

 

인간?

89 :: 제 의중이나 생각을 알리지 않는 아문라지만 동물과 인간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차이가 다소 확실하게 드러난다.

90 :: 친절함의 차이다. 그는 말하는 인간에게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91 :: 인간이라는 종족이 가진 특징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싫어한다고 해도 좋다. 때문에 첫 만남에서 냄새를 맡고 그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향이 나지 않을 경우 바로 고개를 돌려 버린다. 하지만 안다. 자신도 인간이고, 어쨌든 그들과 같다는 사실을. 알고 말았다. 그래도....

92 :: 약자에게는 조금 다르다. 어린 아이, 노인, 불우한 존재.

93 :: 저들에게는 자신이 가진 걸 먼저 내밀기까지 한다.

94 :: 가진 자들은?

95 :: 왜 나누어주어야 하는가?

 

호불호

96 :: 좋아하는 건 고기. 특히 질긴 고기. 아궁이에 넣어 불에 그대로 구웠다가 꺼낸 약간의 탄내가 나는 고기.

97 :: 그리고 콜라? 어머니가 사준 음료였다. 톡 쏘는 탄산에 새로운 세상에 열린 모양이다. 어느 브랜드 파냐 주위 의견이 분분한데 맛있으면 아무래도 좋다.

98 :: 싫어하는 건 무례한 인간, 무례한 짐승, 계급을 피라미드로 나누는 자들. 특히 그러는 상위 계층들.

99 :: 그리핀도르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100 :: 제 또래가 딱 한 명. 같은 붉은 색 망토.

101 :: 소년을,

 

 

 

Ζ

 

아무도 축복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봄은 아름다웠다.

/뮤지컬, 팬레터

 

너의 것이다.

102 :: 가져라. 추락도, 비상도, 모든 것을.

관계

우리는 낙원에서 살자. 무뎌진 상처를 어루만지며 다만, 곁에 있어줘.

카셀 I. 엠페네타

 

너는 웃었고 나는 알았다.

먼 시간을 걸어 결국

또 한 번 너를 사랑하는구나.

죽어도 좋겠다 생각했다.

/향돌, 사랑의 시

 

같은 기숙사를 공유하는 거의 유일한 존재. 그 이외 다른 자들이 휴게실에 함께 했었던가? 그런 것 같은 감각은 몸에 잔해처럼 남아있으나, 어쨌든 현실은 이 작은 금발 소년과 저 둘뿐이다. 둘이라는 건 좋지, 좋은가? 외롭다는 생각은 든 적이 없다. 가장 처음 만났을 때 무슨 대화를 했더라. 자주 우는 아이였다. 눈물을 닦아주었나. 정신을 차리니 약속을 했다. 약속을 넘어 맹세를 했다.

 

영원을.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자잘한 다툼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추억이 너무 많았다. 나란히 눈을 맞거나, 나란히 벽난로 앞에 앉아 있거나, 같이 코코아를 먹는 사소한 것들. 자그마치 7년이라는 시간이었다. 손을 잡고 있는 동안이 천국 같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부터 불현듯 들었다. 감정은 낙원처럼 스며든다. 행복과 불행에 무감각한 외관을 지녔으면서도 아문라의 속은 늘...

 

소년은 그의 시선 끝을 언제나 저에게 두게 만든다.

알게 된 순간 아문라는 제 감정에 이름을 붙이기로 결심했다. 그건 두 글자였는데,

 

 

 

 

클라렌트 M. 갤러해드

 

이걸 좀 보세요 분노라는 것이 얼마나 신비로운지

구체적인 것으로 찌르는 구체적인 슬픔

/여성민, 불빛

 

소꿉 친구라고 생각될 만한 사이다. 다이애건 앨리에서의 첫 만남이었다. 좀... 괴짜 같았다.

박하향이 났고 그걸 따라갔다. 싫어했나, 기억이 흐리다. 맨발로 다니는 그의 차림을 지적해왔다. 그런 사이였다.

 

서로서로 잔소리를 한다고 보면 좋다. 죽어도 듣지 않지만. 어떤 조언을 할 때마다(아니 그걸 조언이라 부를 수 있던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클라렌트를 라라, 라고 부른다. 그 정도 애칭이 허락된 사이였다. 애초에 애칭이랄 것도 없나, 처음 봤을 때부터 이름을 외우기 귀찮다는 이유로 제멋대로 부른 게 시초였다.

 

라라, 는 꽤.... 말을 듣지 않았다. 제 마음에 드는 대로 행동했으며 자유분방... 했다. 자유였나? 지적을 했다. 자주. 많이. 그리고 어쩌면 지금도. 하나도 먹히지 않음을 알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계속해서 이야기를 얹는 중이다.

 

 

 

 

이셴 샤오메이

 

사람이 사람을 창백하게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쉽다 (O)

/황혜경, 발랄한 습관처럼 O, X

 

시작은 그저 평범한 관계였다. 이쪽은 반장, 저쪽도 반장. 교류가 잦을 수 밖에 없는 관계 아니던가. 그런데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거지? 어느 순간부터 이셴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피하기 시작했다. 딱히 진지하게 그를 싫어하는 것 같진 않아 보이는데...

 

저를 보면 비죽이 올라가는 입 꼬리 때문인가. 잘못 걸렸다는 소리만 짧게 중얼거릴 뿐이다. 미간을 찌푸렸다가 끄응 하는 소리와 함께 등을 돌린다. 그러면 언제나, 늘, 십에서 구는 이셴이 먼저 다가왔다. 좋은 하루군요. 그 때부터 고난이 시작된다. 그러니까 다시 한 번,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거지? 주위가 궁금해하는 것과 상관 없이 아문라가 어떤 말을 해줄 생각은 없는 듯 했다.

 

그저, 정말로 잘못 걸렸을 뿐이다. 소년은 사람에게 무언가를 감추는 성격이 아니었다. 한 마디로 비밀을 만들지 않았다. 말해도 될 것과 말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 두 개만 존재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비밀이 하나 존재하는데,

 

그걸 들켰다.

고생길의 시작이지.

 

 

 

세이 유 러브미

 

내 편지는

밤 새워 썼어도 늘 백지였다

/박해옥, 하늘로 띄우는 편지

 

연애 상담이라고 해야 하나, 그 비슷한 무언가를 해주는 사이다. 거의 늘 사랑을 입에 담고 살며 실제로 사랑을 하는 소녀는 이런 류의 조언에는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도움을 받아 어디에 쓰려고? 그는 답하지 않는다. 다만 두 사람 사이 비밀로 지켜지는 모종의 대화가 오간다는 사실만이 남을 뿐이다.

 

세이가 조곤히 말하는 것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아문라와 너무 멀었다. 꽃? 편지? 편지... 그의 최선은 편지 두 줄이다. 진심을 담아, 진심을 고민하기 위해 사랑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수십 수백 번 고쳐 썼다. 그래서 정말로, 이 모든 것들을 어디에 쓰려고? 여전히 대답하지 않는다.

 

아문라, 그냥 ㅡ하는 게 어때요?

곤란한 표정을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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